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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 매달 보내는 생활비, 쓰시면 비과세지만 모아 두시면 증여가 됩니다.

부모님께 매달 생활비를 보내는 집이 많다. 반대로 부모가 다 큰 자녀의 생활비를 대 주는 집도 있다. 가족 사이에 오가는 돈이라 세금을 떠올리는 사람은 드물다. 그런데 법은 이 돈을 두 갈래로 나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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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는 원래 비과세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6조 제5호는 증여세를 매기지 않는 것으로 이렇게 적었다.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이재구호금품, 치료비, 피부양자의 생활비, 교육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

여기까지만 보면 걱정할 일이 없어 보인다. 문제는 시행령이 붙인 한 줄이다. 시행령 제35조 제4항은 이 비과세가 “해당 용도에 직접 지출한 것“이라고 못 박았다.

생활비라는 이름으로 받았어도, 쓰지 않고 모으면 생활비가 아니다.

매달 받은 돈을 통장에 쌓아 두었다가 예금이나 주식, 집 계약금으로 옮기면 그 돈은 생활비로 쓰인 것이 아니다. 그때부터는 비과세가 아니라 증여로 볼 여지가 생긴다.

그래도 공제가 있다

증여로 보더라도 바로 세금이 나오지는 않는다. 같은 법 제53조가 가족 사이 증여에 공제를 둔다.

누가 누구에게 10년 동안 공제
배우자에게 6억원
부모가 성인 자녀에게 5,000만원
부모가 미성년 자녀에게 2,000만원
자녀가 부모에게 5,000만원
그 밖의 4촌 이내 혈족·3촌 이내 인척 1,000만원

공제는 한 번 받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10년 동안 받은 것을 합쳐서 센다. 제47조 제2항도 같은 사람에게서 10년 안에 받은 증여를 합산하라고 적었다. 직계존속이면 그 배우자도 같은 사람으로 본다.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따로 받아도 한 묶음이다.

숫자로 바꿔 보면

10년 5,000만원을 한 달로 나누면 약 41만6,000원이다.

가령 자녀가 부모님께 매달 50만원을 보내고, 부모님이 그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0년 동안 모았다고 해 보자.

  • 받은 돈: 50만원 × 120개월 = 6,000만원
  • 공제: 5,000만원
  • 남는 1,000만원에 증여세율 10%를 매기면 약 100만원
생활비를 모았을 때의 셈

같은 50만원이라도 부모님이 장보기와 병원비로 썼다면 이 계산 자체가 필요 없다. 금액이 아니라 돈이 어디로 갔는지가 갈림길이다.

월 30만원이라면 10년 3,600만원이라 모았더라도 공제 안에 들어온다. 그래서 대부분의 집은 실제로 세금이 나오지 않는다고 본다.

피부양자라는 단어

비과세 문장에는 “피부양자의”라는 말이 붙어 있다. 스스로 생활할 소득이나 재산이 충분한 부모에게 보내는 돈까지 당연히 생활비로 봐 주지는 않는다는 뜻으로 읽힌다. 반대 방향도 같다. 직장을 다니며 월급을 받는 성인 자녀의 월세를 부모가 계속 내 준다면, 그 자녀를 피부양자로 볼 수 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이 경우는 돈이 실제로 쓰였다는 점이 앞의 예와 다르다. 월세는 모으는 돈이 아니라 나가는 돈이다. 그래도 받는 사람이 피부양자가 아니라면 “생활비” 칸에 들어가기 어렵다. 가령 월 70만원을 10년 동안 대신 내 주었다면 8,400만원이고, 공제 5,000만원을 빼면 3,400만원이 남는다. 세율 10%를 매기면 340만원이다. 쓰였느냐와 누구의 생활비냐, 두 가지를 모두 넘어야 비과세가 된다.

결혼할 때는 따로 1억원

자녀가 결혼하거나 아이를 낳을 때는 제53조의2가 별도로 1억원 공제를 둔다. 혼인신고일 전후 2년, 출생일부터 2년 안에 부모에게서 받은 돈이다. 혼인과 출산을 합쳐 1억원이 한도다. 평소 생활비 공제 5,000만원과는 따로 센다.

이 숫자가 말해 주지 않는 것

실제로 세무서가 어떤 돈을 들여다보는지는 조문에 나오지 않는다. 몇 년 치 이체 내역을 모아 증여로 보는지, 피부양자를 무엇으로 판단하는지는 사안마다 다르다. 세율 10%는 과세표준 1억원 이하 구간 기준이다.

내가 보는 기준은 단순하다. 가족 사이 생활비는 받은 쪽이 쓰는 돈일 때 생활비다. 모아서 자산이 되는 순간 성격이 바뀐다. 매달 보내는 금액보다, 그 돈이 통장에 쌓이고 있는지를 한 번 보는 편이 낫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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